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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비평 2004년 5월호] 3D멀미 발생 메커니즘과 그 대책

野(NORA) 2007. 1. 5. 02:29

3D 멀미는 해소할 수 있나? 발생의 메커니즘, 그리고 대책은







3D 공간으로 비춰진 영상을 보고 있을 때, 멀미 같은 감각에 빠지게 되는 「3D 멀미」. 독자 중에도 심한 3D 멀미 때문에 3D 게임은 플레이하지 못한다는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이 있다는 걸 무시하는 듯이 1인칭 시점, 의사 3D 게임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 상황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 유저들은 개인 레벨에서 3D 멀미를 바르게 인식, 스스로를 지킬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닐까. 3D 멀미 발생의 메커니즘과 대책에 대해 와세다대학 대학원 국제정보통신연구과의 카와이 조교수에게 물었다.





카와이 타카시

93년에 와세대대학 인간과학부 졸업후, 대학원, 조수를 거쳐 2002년부터 현직. 첨단 미디어의 응용과 평가에 관한 연구에 종사. 박사 (인간과학).





3D 멀미의 메커니즘은 아직 해명되지 않았다



-먼저 3D 멀미가 발생하는 메커니즘에 대해 묻고 싶은데요.

카와이:
실은 왜 멀미가 일어나는가하는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습니다만, 아직 해명되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감각불일치설이라는 게 유력시되고 있지만요.



-그건 어떤 것입니까?

카와이:
인간의 뇌 안에는 눈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와, 그밖의 감각기관이나 몸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통합, 밸런스를 취하면서 체크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게 있기 때문에 눈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는 흔들리고 있지만, 몸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는 흔들리고 있지 않은 상태에 빠졌을 때, 정보에 불일치가 있다고 뇌가 판단, 불쾌감을 신체에 피드백한다는 설입니다. 게임을 하고 있을 때는 시각정보만이 움직이고 있고 신체는 움직이고 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 설이 3D 멀미의 원인으로서 가장 유력시되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자신은 움직이고 있지 않은데 움직이고 있는듯한 자극, 소위 시각유발형 자기운동감각(벡션)이라는 게 있습니다. 안에 점이 찍힌 드럼을 머리에 씌우고 그 드럼을 돌리면, 자신이 돌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죠. 이와 같이 주변시야에 이동하는 정보가 입력되면, 자신이 운동하고 있는 감각에 빠지는 겁니다. 이것도 멀미의 원인 중 하나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또 차의 조수석에 앉는 사람이 멀미가 나기 쉬운 것과 마찬가지로, 예측하지 않은 시각정보, 움직임이나 진동 같은 운동감각이 입력되기 때문에 멀미가 나는 것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한마디로 「멀미」라고 해도 생각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어,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멀미가 나기 쉬운 게임의 영상은 4가지 패턴으로 분류된다



-이쪽 연구실에서는 3D 멀미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 겁니까?

카와이:
먼저 멀미가 나기 쉬운 걸로 생각되는 게임 소프트를 여럿 플레이해, 기분이 안좋게 느껴진 장면을 하나의 게임으로부터 100 패턴 정도 픽업해 화상해석을 했습니다. 그러자 몇가지 멀미가 나기 쉬운 게임 영상의 패턴이 발견되었습니다. 진동운동을 포함한 영상, 회전운동을 포함한 영상, 급격한 안구운동을 일으키는 영상, 인지적인 모순이 있는 영상, 이 4가지입니다.



-4번째의 "인지적 모순"이라는 건?

카와이:
예를 들어 항상 주인공의 등이 보이는 게임에서 벽 옆을 걸을 때, 벽이 캐릭터의 옆이나 배후에 있는 상태가 됩니다. 하지만 그런 상태는 원래 있을 수 없죠.



-확실히 자기 바로 옆에 있는 벽은 옆을 향하지 않는 한 보이지 않죠.

카와이:
그런 식으로 보통은 보이지 않는 게 시각적으로 입력되고 있는 상태를 저희들은 인지적인 모순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과연. 그리고 그 4가지 패턴을 바탕으로 다양하게 분석해 나가는 거군요.

카와이:
예. 우선은 그 4가지 패턴에 맞아 떨어지는 움직임을 심플한 CG로 모방해 몇가지 만들고, 패러미터를 바꿔 피험자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즉 멀미 증상이 어떻게 변하는가의 평가실험이죠. 이것을 통해 수평방향의 진동에 비해 수직방향의 진동 쪽이 효과가 있다든가, 그리고 회선운동은 멀미가 나기 쉽다는 등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질문만 해서 죄송한데, 회선운동이라는 건 어떤 것입니까?

카와이:
어떤 물건을 응시하고 있을 때 목을 옆으로 기울여도 시계째 세계가 기우뚱 옆으로 기울어지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건 목을 옆으로 기울이는 움직임에 맞춰 안구가 반대방향으로 회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게 회선운동이라 불리는 것이죠. 이게 게임화면에서 일어나면 멀미가 나기 쉽습니다.





멀미나지 않기 위한 방법, 멀미나게 하지 않기 위한 방법



-그럼 그것들에 입각해, 멀미나지 않기 위한 대책을 가르쳐 주셨으면 하는데요.

카와이:
대체적으로 말하면, 디스플레이와의 거리를 둔 편이 멀미가 잘 안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게임에 따라 최적인 플레이 환경이 달라지는 모양이니까, 방의 밝기나 시거리를 바꿔 보는 등의 시도는 유효할지도 모릅니다.



-게임에서 멀미가 잘 나는 유저는 「이 게임은 여기서부터는 멀미가 잘 안난다!」라는 포인트를 먼저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수단이라는 거군요.

카와이:
그렇죠. 플레이환경으로 말하면, 음향을 잘 사용함으로써 시각의 안정된 정보추출을 서포트하면 멀미가 경감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시각과 청각 등, 정보를 보다 일치시키는 것이죠. 그리고 여담입니다만, 일반적인 멀미에 대한 대책은 유효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멀미약을 먹는다든가 (웃음).



-앗, 약은 유효합니까!

카와이:
예, 아마. 멀미약을 복용한다는 건 멀미를 강제적으로 일으키지 않는 것이니까요. 뭐, 그렇게까지 해서 게임을 할 필요는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요 (웃음).



-그럼 반대로 멀미가 나는 게임을 만들지 않기 위해 제작자측이 신경써야 하는 것은.

카와이:
역시 눈이 안정된 움직임을 취하게 하는 영상, 머리 속에서 예측을 세울 수 있는 이동이나 연출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부분에 신경을 쓰기만 해도 꽤 멀미가 나지 않는 게임이 될 겁니다.

브레이크다운」의 카미 프로듀서에게 물어 보았다






게임 크리에이터의 본래 목적은 좋은 게임을 만들고, 그것을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하게 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게임업계에서는 3D로 리얼한 게임을 만든다는 것과 3D 멀미라는 병이 표리일체로 존재하고 있다. 이 언밸런스한 상황을 가장 3D 멀미가 날 듯한 게임, 즉 1인칭 타입 게임의 제작자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또 그런 가운데 어떻게 제작하고 있는 것일까.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멀미"에 특화한 개발자 인터뷰에, Xbox용 소프트 [브레이크다운]의 개발 프로듀서 남코 카미씨가 답해 주었다. 제작자측의 고뇌와 선택, 그리고 추구하는 길의 답이 거기에는 있었다.




카미 히로후미

남코 CT 크리에이티브 그룹 소속. [브레이크다운]에서는 프로듀서를 맡았다. 현재는 동 소프트의 해외판 로컬라이즈의 제작중.




극단적으로 말하면 게임으로서의 퀄리티를 추구했다



-먼저 애초에 왜 이 게임을 3D로 만들려고 한 건지 가르쳐 주실 수 있습니까?

카미:
[브레이크다운]의 초기 구상으로써 게임 세계를 자신의 세계로써 리얼하게 체감,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을 심플하게 추구하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걸 추구하다보니 자신의 모습이 화면에 보이는 것보다 FPS 쪽이 완전히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나아가서는 게임내에서의 사건이 플레이어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될 것 같았습니다. 오로지 그런 면을 추구한 게 [브레이크다운]이라는 게임이라고 단언해도 될 겁니다.



-이런 타입의 게임은 아무래도 3D 멀미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문제일 것 같은데, 역시 거기에 관해서는 기획 당시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까?

카미:
그렇죠. 이런 시스템으로 결정한 시점에서 「멀미나지 않습니까?」라고 추궁당할 건 알고 있었기 때문에 「멀미나지 않게 신경 씁니다」라는 식으로 기획서에도 썼었습니다. 실제로 어떻게 신경을 쓸지는 게임을 만들면서 결정해 나갔죠.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카미:
현장감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카메라가 흔들리는 움직임을 줄이기는 했습니다. 그밖에도 「이렇게 하면 멀미가 안나게 될 거다」하는 아이디어는 몇가지 있었습니다만, [브레이크다운]에서 그걸 채용하면 당초의 취지였던 다이나믹한 연출이나 리얼함을 추구한다는 방향성이 훼손될 것 같았기 때문에 일부러 채용하지 않았습니다.



-조금 안 좋은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3D 멀미에 대한 우려보다 게임으로서의 퀄리티를 추구해 나가려고 했다는 거군요.

카미:
극단적으로 말하면 그렇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볼 경우... 전체라는 건 일본 국내만이 아니라, 미국을 비롯해 외국에서의 발매도 시야에 넣는다면 그러는 편이 나을 거라고 말이죠.



-응? 그건 무슨 의미입니까?

카미:
일본인이 테스트 플레이하면 몇명은 멀미를 합니다만, 이상하게 미국인은 「전혀 아무렇지도 않아요! 오케이, 오케이!」라고 합니다. 현재보다 더 격렬한 움직임을 보이는 버젼도 있었는데, 그래도 전혀 멀미를 안했습니다. 미국인 전부가 그런 건 아니지만요.



-헤에~, 그건 처음 듣는 말이군요. "미국인은 3D 멀미에 강하다는 설" (웃음).

카미:
조금 난폭한 표현일지도 모르겠군요 (웃음). 하지만 그런 점도 감안해 [브레이크다운]이라는 작품이 지닌 리얼한 움직임이나 다이나믹한 부분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느냐는 관점에서 생각, 이번에는 처음부터 쫓고 있던 것을 중시하게 되었습니다.





게임에 몰입함으로써 멀미가 안나게 될지도 모른다



-개발 도중에 스탭 분이 멀미를 했다든가 하는 일은 없었습니까?

카미:
멀미가 잘나는 사람으로부터는 「플레이 못하겠다」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차츰 익숙해지는 모양으로, 마지막에는 플레이 했었습니다.



-익숙해지기도 하는 건가요.

카미: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농담 같은 이야기지만, 게임을 시작해서 곧 주인공인 데릭이 구토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덩달아 구토를 한 사람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덩달아 구토를!

카미:
하지만 그래서 다행이었던 건, 그 덩달아 구토를 한 사람은 그걸로 개운해진 모양입니다. 이쪽에선 의도하지 않았지만 효과가 매우 높으면 다음부터 반드시 그런 포인트를 넣을지도 모릅니다 (웃음). 뭐, 그건 농담입니다만, 저는 유저측의 마음가짐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나는 데릭이 되어 팍팍 싸우겠다!」고 의욕이 가득해서 플레이하는 것과, 아무 생각없이 컨트롤러를 쥐고 플레이하는 것은 몰입도가 다르다고 봅니다. 게임에 몰입하면 현실세계와의 차이를 느끼지 않게 되어 멀미가 안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저희들도 이번에 겨우 첫번째 작품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으니까, 여기서 얻는 유저들의 목소리를 다음 작품 등에 살리고 싶습니다. 그러므로 「이 장면의 이런 움직임에서 멀미가 났다」는 보고 같은 걸 팍팍 보내주었으면 합니다.




ps... 3D멀미에서 벗어나고파..